#8. Part 1 : 역사의 심장부, 구시가지(Sultanahmet)의 깊은 울림
1. 아나톨리아를 넘어 이스탄불의 관문을 열다
한 달간의 튀르키예 대륙 일주를 이어오던 저희는 에스키셰히르의 차가운 아침 공기를 가르며 최종 목적지인 이스탄불로 향했습니다. 약 280km에서 300km에 달하는 대장정으로, 자동차로 부지런히 달려도 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코스였습니다.
- 아나톨리아 고속도로 (O-4): 터키의 아시아 지역과 유럽 지구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간선 고속도로입니다. 당시 겨울철 흐린 날씨 속에 하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면서 고속도로 주변은 온통 은빛 서정으로 가득 찼고, 렌터카 여행 특유의 생생한 운전 긴장감과 설레임을 동시에 느낄수 있었습니다.

눈 내리는 아나톨리아 고속도로
- 오스만가지 대교 (Osmangazi Bridge) : 이즈미트만(Gulf of Izmit) 바다를 가로지르는 총 길이 2,682m의 초대형 현수교로, 세계에서 4번째로 긴 규모를 자랑합니다. 과거에는 바다를 뱀처럼 빙 돌아가거나 기상 상황이 불안정한 페리를 타야 해서 1시간이 넘게 걸렸던 지옥의 구간이었지만, 이 위대한 다리 덕분에 단 6분 만에 바다를 통과하게 되었답니다.
웅장한 케이블 구조물 사이로 펼쳐진 시원한 바다 뷰는 그 자체로 압권이었습니다.

한국의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건설한 터키 교통의 혁신적인 랜드마크이기에 뿌듯했습니다.
- 게브제 (Gebze) 통과 : 오스만가지 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코자엘리(Kocaeli)주의 대형 위성도시입니다. 거대한 공장들과 수많은 물류 차량이 얽히는 번화한 풍경을 지나며 비로소 이스탄불 광역권에 진입했음을 실감했습니다.
- 아브라시아 해저터널 (Eurasia Tunnel) : 이스탄불 아시아 측 도로에서 유럽 구시가지로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자동차 전용 복층 해저터널입니다. 바다 밑 무려 106.4m 깊이의 암반을 뚫고 지어진 이 터널을 통과하자, 거짓말처럼 눈앞에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고풍스러운 실루엣이 펼쳐졌습니다.
2. 이스탄불의 역사와 현재
이스탄불은 2,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사 중심에 있었던 위대한 도시로,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보스포루스 해협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원전 667년, 그리스 개척자들에 의해 처음 세워진 작은 항구 도시였던 이곳은 당시 ‘비잔티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고, 서기 330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이후 동로마(비잔틴) 제국의 천년 수도로서 정교회 문화의 중심지이자 유럽에서 가장 번성한 대도시로 군림하게 되었답니다.
이후 서기 1453년에 21세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가 난공불락의 콘스탄티노폴리스를 함락시키면서 이후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되어 이슬람 문화가 융합되었고, 동서양 무역로를 장악한 거대 글로벌 허브로 재탄생하게 되는, 3대 제국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인구 1,500만 명의 거대 메가도시로서, 찬란한 역사와 트렌디한 현대가 공존하고 있으며,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구도심/역사 유적 중심의 구시가지구와 현대적인 신시가지, 그리고 주거지/감성 골목 중심의 아시아 지구로 나뉘어 있습니다.
3. 구시가지 숙소 – 에어비앤비 아파트 (픈득자데)
우리가 일주일간 머물 베이스캠프로 선택한 곳은 구시가지 파티흐(Fatih) 구역에 위치한 픈득자데(Fındıkzade) 트램역 인근의 에어비앤비 아파트였습니다. 방 2개에 넓은 거실과 주방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이곳을 선택한 데에는 이스탄불 도보여행을 위한 나름대로의 계산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스탄불 도보여행의 시작 숙소. 픈득자데 트램역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숙소가 있습니다. 이상 기후탓에 눈이 내리는 날이 많았습니다.
1) 악명높은 교통 체증과 주차 지옥
이스탄불 구시가지는 좁고 가파른 일방통행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고 고밀도 주거공간에 따라 주차 공간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만약 이곳에서 렌터카를 계속 고집했다면 아마도 길 위에서 시간과 체력을 모두 낭비하고 핵심 명소들도 제대로 볼 수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거대도시답게 도로마다 차량들로 가득합니다.
2) 대중교통 접근성의 극대화
픈득자데 역은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대동맥인 T1 트램이 정차하는 곳입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중심가인 술탄아흐메트에서 살짝 벗어나 있으면서도, 트램을 타면 몇 정거장 만에 주요 역사 유적지에 닿을 수 있어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고 도보 여행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3) 렌터카 반납과 ‘두 발‘로 시작하는 이스탄불 도보여행
이스탄불 도착 이튿날 오전, 한 달 동안 터키 전역의 거친 도로를 함께 달리며 우리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었던 렌터카를 마침내 반납했습니다. 차 키를 넘겨줄 때 가슴 한구석을 스치는 시원섭섭한 감정도 잠시, 이제부터는 오로지 우리의 ‘두 발’과 대중교통 카드로만 이 거대한 도시를 탐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묘한 긴장감과 벅찬 설렘이 차올랐습니다.
렌터카 유리창을 통해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현지 구석구석 골목길의 참 모습과, 현지인들의 살아있는 숨결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터키 도착당일 공항에서 구매해 두었던 이스탄불 교통카드, ‘이스탄불 카르트’와 함께 이스탄불 도보여행의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4. 구시가지 역사 지구 (Sultanahmet & Fatih) 핵심 명소 총정리
Part 1은 인류 역사 문화유산의 정수가 모여 있는 곳이자, 700년 전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심장부였던, 대부분 걸어서 이동할 수 있어 도보 여행의 핵심이 되는 구시가지 역사 지구 (Sultanahmet & Fatih)입니다.
방문할 장소가 워낙 많고, 내용 역시 워낙 방대하기에 부득이하게 Part 1. 구시가지구와 Part 2. 신시가지구로 나누었습니다.
이스탄불 전체를 다 돌아보기에는 일정이 너무 빠뜻해서 ‘아시아지구’는 방문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1) 아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 (Ayasofya-i Kebir Cami-i Şerîfi)
서기 537년 비잔틴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에 의해 기독교 대성당으로 건립된 아야 모스크는, 완공 당시 황제가 고대 예루살렘 성전을 지은 다윗 왕을 능가했다는 뜻으로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노라!”라고 외친 일화로 유명합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정복한 후 술탄 메흐메트 2세에 의해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되었으며, 현대에 이르러 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최근 2020년에 다시 모스크로 전환되는 파란만장한 역사를 겪었다고 합니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간직한 아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
기둥 하나 없이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지름 31m, 높이 56m의 거대한 중앙 돔 천장이 건축적 특징인 이 아야 모스크는 인류 건축사의 기적으로 불립니다. 낮이 되면 돔 아래 촘촘히 박힌 40개의 창문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신비로운 공간감을 자아낸다고 합니다.

T1 트램 술탄아흐메트역에 내리면 바로 광장 입구입니다.
T1 트램을 타고 술탄아흐메트 역에 내려 광장 입구로 들어섰을 때 마주한 아야 소피아는 웅장했지만, 안타깝게도 대대적인 내부 수리와 복원 공사로 인해 내부 입장이 전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임에도 수많은 현지인과 관광객 인파로 북적이는 대표 명소입니다.
벽면에 공존하는 화려한 황금빛 비잔틴 기독교 모자이크 성화와 거대한 오스만 이슬람 캘리그래피 액자의 경이로운 조화를 직접 눈에 담지 못해 진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거대한 외관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장엄한 세월의 무게가 전해졌습니다.
2) 블루 모스크 (Sultanahmet Camii)
아야 소피아의 아쉬움을 달래준 블루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제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19세라는 젊은 나이에 즉위한 후, 제국의 권위를 높이고 이슬람의 위엄을 세우기 위해 1609년부터 1616년에 걸쳐 건축했다고 합니다.
사원 내부 벽면을 가득 채운 2만 장이 넘는 푸른빛의 수제 이즈니크(İznik) 타일과 200개가 넘는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덕분에 ‘블루 모스크‘라는 세계적인 별칭을 얻었습니다.

블루 모스크 본관으로 들어가기 전 거쳐 가는 넓은 대리석 안뜰입니다.
넓게 깔린 붉은 카펫 위로 수많은 전등이 낮게 늘어진 거대한 원형 샹들리에 조명이 은은하게 불을 밝혀, 내부 전체가 마치 푸른 낙원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몽환적이고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수많은 샹들리에 조명(왼쪽)과 거대 돔 천장(오른쪽)
외부에는 흰 대리석 바닥이 깔린 웅장한 안뜰과 예배 전 몸을 씻는 세정 분수(Şadırvan)가 대칭의 미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앙에는 예배 전 몸을 깨끗이 씻는 데 사용되던 분수(정수 시설)가 있으며, 주변을 둘러싼 아치형 회랑과 하늘 높이 솟은 첨탑(미나레트)이 웅장함을 더합니다.
블루 모스크 한켠 광장에 자리 잡은 독특한 8각형 돔 형태의 건축물이 있는데 독일 분수대 (German Fountain)입니다.
19세기 말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오스만 제국을 방문한 후 술탄에 대한 우정의 증표로 독일에 직접 제작해 가져온 네오-비잔틴 양식의 화려한 황금 모자이크 분수대입니다.

분수대 측면에서 블루 모스크 방향을 바라본 전경입니다.
💡 알아두면 좋은 여행 정보: 세기적 라이벌 관계와 첨탑의 비밀
오스만 제국 역사상 최초로 6개의 첨탑(미나레트)을 세운 모스크이지만, 당시 이슬람 최고의 성지인 메카의 카바 신전만이 6개의 첨탑을 가질 수 있었기에 이슬람 학계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이에 술탄 아흐메트 1세는 사원을 허무는 대신, 메카의 카바 신전에 사비를 들여 7번째 첨탑을 추가로 지어주는 것으로 논란을 수습했습니다. (술탄이 금’Altın’으로 지으라고 한 명령을 건축가가 숫자 6’Altı’으로 잘못 알아들었다는 재미있는 구전 일화도 있습니다.)
3) 톱카프 궁전 (Topkapı Sarayı)
1453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정복한 술탄 메흐메트 2세가 1465년에 착공하여 1478년에 완공한 궁전으로, 이후 19세기 중반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약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 술탄들의 공식 거처이자 정치, 문화, 행정의 중심지였답니다.

오스만 술탄들이 거주하던 톱카프 궁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정문인 ‘황제의 문’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단일 건물이 아니라, 울창한 나무와 정원이 어우러진 4개의 넓은 안뜰(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용도의 파빌리온(정자) 건물들이 독립적으로 배치된 동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개의 뾰족한 첨탑이 특징인 톱카프 궁전의 본관 입구입니다.


궁전의 내부 정원과 안뜰입니다.
하기아 이레네 성당 (Hagia Irene): 궁전 제1정원 오른편에 우뚝 솟은 이 성당은 아야 소피아보다 앞서 지어진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된 비잔틴 성당 중 하나입니다. 오스만 제국이 궁전을 지을 때 모스크로 개조하지 않고 무기고와 창고로 사용했기 때문에 비잔틴 양식의 붉은 벽돌 아치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8~9세기 성상파괴 운동 시기에 만들어진, 제단 뒤쪽 반원형 돔의 단순하고 거대한 검은색 테두리 십자가 모자이크는 인물 성화가 가득한 다른 성당들과 차별화되는 고고한 특징이랍니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된 비잔틴 성당 중 하나로, 붉은 벽돌과 석조 기둥, 그리고 둥근 천장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성상파괴 운동 시기(8~9세기)에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라고 합니다.
눈이 하얗게 쌓인 궁전 내부 정원과 정교한 타일로 장식된 회랑을 걷다 보면 술탄들이 라마단 단식을 마치고 저녁 첫 식사를 하던 황금빛 지붕의 이프타리예 파빌리온(İftariye Kiosk)과 화려함의 극치인 바그다드 쾨슈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정교한 모자이크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푸른 타일, 술탄의 의자가 놓인 화려한 방입니다.

골든혼과 이스탄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황금빛 지붕의 정자입니다.


정교하게 조각된 중앙의 대리석 분수와, 이즈니크 타일과 황금빛 돔 천장으로 장식된 신성한 유물실 내부입니다.


정교한 황금 장식이 박힌 천장과 대리석 기둥으로 받쳐진 회랑(현관)에서 바라본 궁전의 제2정원(안뜰)입니다.


나무 사이로 보스포루스 해협, 골든혼, 그리고 이스탄불 현대식 시내와 다리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특히 ‘신성한 유물실(Sacred Relics)’로 불리는 성물 안치소에는 성경 속 선지자 모세의 지팡이, 예언자 무함마드의 발자국과 신성한 외투 보관함, 세례 요한의 신체 일부가 담긴 금빛 성물함 등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이 경배하는 초자연적이고 전설적인 유물들이 엄격하게 보호·전시되어 있어 시선을 압도합니다.

예언자이자 왕이었던 다윗의 칼(Sword of Prophet David)이라고 합니다.

성경과 쿠란에 등장하는 선지자 모세의 지팡이(Staff of Moses)로 전해지는 유물입니다. 기원전 13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팔과 두개골 뼈와 무함마드의 발자국


이슬람 서체가 정교하게 새겨진 오스만 제국 시절의 천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이슬람 최고의 성지, 카바 신전의 구조물 중 일부로 추정되는 황금빛 성물 모습입니다.
4)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İstanbul Arkeoloji Müzeleri)
톱카프 궁전 제1정원에서 내려가는 야외 정원길에 위치한 이곳은 19세기 후반 오스만 제국의 천재 화가이자 고고학자인 오스만 함디 베이(Osman Hamdi Bey)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세계 3대 고고학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며, 제국 전역에서 발굴된 기원전 고대 유물부터 헬레니즘, 로마 시대에 이르는 국보급 보물 100만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웅장한 고고학 박물관 본관 외관과 벤치가 놓인 정갈한 야외 정원입니다.
👌주요 전시물 소개
● 인형 석관 (Anthropoide Sarcophagi): 고대 페니키아(레바논 시돈)에서 발견된 인간의 신체 윤곽과 얼굴 모양을 대리석에 그대로 조각해 낸 기원전 5세기경의 독특하고 희귀한 석관입니다.

이집트의 미라 관 문화와 페니키아·그리스의 조각 기술이 절묘하게 융합된 독특한 형태입니다.
● 장례 연회 부조: 고대 무덤의 벽면을 장식하던 대리석 부조로, 침대에 누워 풍요로운 연회를 즐기는 남성과 시종들의 모습이 정교하게 묘사되어 고대인들의 사후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고대 무덤의 벽면을 장식하던 대리석 부조
● 승리의 여신 니케 조각상: 고대 페르가몬(Pergamon) 유적에서 출토된 기원전 2세기 후반의 대리석상입니다. 머리와 팔은 소실되었지만, 바람을 맞아 역동적으로 격렬하게 휘날리는 듯한 옷자락의 촘촘한 주름 표현은 고대 헬레니즘 조각 기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미술사적 명작입니다.

머리와 팔은 소실되었지만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정교한 옷자락의 주름 표현이 압권입니다.
● 남성 토르소 및 알렉산드로스 전신상: 인간 신체의 근육 조밀도와 해부학적 구조를 완벽에 가깝게 대리석으로 구현해 낸 헬레니즘 조각상들입니다. 당당한 풍채와 사자 같은 머리 모양을 가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전신상 앞에서는 고대 영웅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해부학적으로 완벽한 근육을 자랑하는 남성의 토르소 조각상과 고대 영웅들의 전신상이 전시된 기획 전시실입니다.

고대 세계에서 전해 내려오는 알렉산더 대왕의 전신 조각상 중 가장 온전하고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명작이라고 합니다.
● 박물관의 백미, 알렉산드로스 석관 (Alexander Sarcophagus): 이 박물관의 존재 이유이자 최고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기원전 4세기 후반 시돈의 왕을 위해 그리스 펜텔리콘 대리석으로 제작된 이 석관의 측면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군에 맞서 말 위에서 칼을 휘두르는 역동적인 전투 장면과 사자 사냥 모습이 마치 살아 튀어나올 듯한 3D 입체 고부조로 빼곡히 조각되어 있습니다. 유리관 앞에서 그 압도적인 정교함을 바라보고 있으면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장엄한 경외감이 밀려옵니다.

전 세계 고고학계의 보물이라고 합니다. 석관 측면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군과 맞서 싸우는 역동적인 전투 장면과 사자 사냥 모습이 아주 입체적이고 정교하게 고부조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5) 바실리카 시스턴 (Yerebatan Sarnıcı)
서기 532년 비잔틴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가 ‘니카의 난’ 폭동으로 불타버린 대광장(Basilica Stoa) 지하에 지은 대규모 지하 저수조입니다. 약 7,000명의 노예가 동원되어 가로 138m, 세로 65m의 공간을 파내어 완성했으며, 최대 10만 톤의 물을 저장하여 황궁과 도시 전체에 물을 공급하던 핵심 생존 인프라였습니다.

마치 지하에 거대한 궁전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도리스, 이오니아, 코린트 양식 등 그리스·로마 신전에서 가져온 336개의 기둥이 벽돌 아치 천장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이 도시를 점령한 후 흐르는 물만 사용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이 지하 저수조는 존재 자체가 완벽히 잊혀졌습니다. 그로부터 100년 뒤인 1545년, 비잔틴 유적을 조사하던 프랑스 학자가 동네 주민들이 “집 바닥에 구멍을 뚫고 물을 길어 올리고, 심지어 민물고기 낚시도 한다”는 이상한 소문을 추적한 끝에 이 거대한 지하 세계를 재발견해 세상에 다시 드러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명이 물 표면에 반사되어 한층 더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최근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붉고 푸르게 시시각각 변하는 환상적인 현대 조명이 깔려 물 표면에 대리석 기둥들의 실루엣이 신비롭게 반사됩니다. 그리스·로마 신전에서 뽑아와 재활용한 336개의 대리석 기둥의 숲을 걷다 보면 저수지 가장 안쪽 깊은 곳에서 기둥 받침대로 쓰인 거꾸로 뒤집힌 메두사의 머리 조각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조명을 받아 벽면에 거대한 뱀머리 그림자를 드리운 메두사의 기괴한 비주얼은 숨을 멎게 만듭니다.

비잔틴 건축가들이 기둥 높이를 맞추기 위해 가져온 돌인데, 메두사와 눈이 마주치면 돌로 변한다는 신화를 두려워해 시선을 차단하고자 일부러 거꾸로 혹은 옆으로 돌려놓았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조명을 받아 뒤쪽 벽면에 뱀머리를 한 메두사의 기괴한 그림자가 거대하게 드리워진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그 옆으로는 고통스럽게 죽어간 노예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눈물과 공작새 깃털 문양을 정교하게 새겨 넣어 촉촉하게 젖어 있는 눈물의 기둥이 서 있어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인간의 비극을 엄숙하게 전해줍니다.

이 저수지를 짓다가 사망한 수많은 노예들의 눈물과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하며, 이 기둥의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돌리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있다고 합니다.
6) 그랜드 바자르 (Kapalıçarşı) & 이집션 바자르
● 그랜드 바자르
1455년 술탄 메흐메트 2세의 명으로 도심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설되기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지붕이 있는 전통 시장(지붕이 덮인 시장)입니다. 수세기에 걸쳐 확장되면서 수십 개의 출입문과 미로 같은 골목들이 얽힌 거대한 상업 제국이 되었습니다
사방으로 거미줄처럼 뻗은 미로 속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천장 가득 장식된 화려한 오스만식 아치 문양과 눈이 시리도록 반짝이는 터키식 자수 카펫, 천연 세라믹 접시들이 시선을 빼앗습니다. “꼬레(한국)?”를 외치며 유쾌하게 호객행위를 하는 현지 상인들과 눈을 맞추고 흥정을 벌이다 보면, 수백 년 전 동서양 실크로드의 상인들이 나누었던 치열하고 활기찬 삶의 순수한 에너지가 온몸으로 흘러 들어오는 생생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른 도시들의 바자르와 마찬가지로 높은 아치형 천장과 독특한 줄무늬 문양이 특징인 바자르의 실내 통로입니다. 양옆으로 다양한 상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 이집션 바자르 (Mısır Çarşısı / 스파이스 바자르)
에미뇌뉘 예니 모스크 바로 옆에 위치한 이스탄불의 대표 전통시장인 이집션 바자르는 오스만 제국 시절 이집트에서 건너온 향신료와 물품들을 주로 팔아 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화창하고 맑은 겨울날, 바자르 건물 외벽을 따라 늘어선 야외 상점가의 모습입니다
- 시장 외부 노점 거리 : 화창하고 맑은 겨울날, 바자르 건물 외벽을 따라 늘어선 야외 상점가에서는 견과류, 말린 과일, 로쿰(터키쉬 딜라이트) 등을 쌓아두고 판매하고 있고, 오가는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이는 활기찬 시장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데 저희도 그곳에서 로쿰과 바클라바를 구매하였습니다.

바클라바와 로쿰같은 터키쉬 딜라이트와, 사방에 깔린 형형색색의 향신료, 견과류가 이국적입니다

상점 내부의 화려한 디스플레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Dubai Chocolate) 판매처라는 노란색 광고판도 눈에 띕니다.
이스탄불의 대부분의 바자르에 가면 눈과 입을 사로잡는 두 가지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터키쉬 딜라이트‘로 유명한 로쿰과 악마의 달콤함을 자랑하는 바클라바인데요.
로쿰이 입안에서 쫀득하게 달라붙으며 장미향, 꿀향을 은은하게 풍기는 말랑한 젤리 같다면,
바클라바는 얇은 페이스트리를 무려 40겹 넘게 쌓아 올려 씹는 순간 ‘와사삭‘ 부서지는 바삭함 뒤로 고소한 피스타치오와 달콤한 시럽이 뿜어져 나오는 반전 매력이 있습니다.
로쿰은수분기가 적어 상온에서 몇 달간 보관 가능한 반면에, 바클라바는 시럽에 젖어있어 1~2주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견과류가 듬뿍 올라간 바클라바와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 그리고 형형색색의 튀르키예식 젤리인 로쿰(터키쉬 딜라이트)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7) 에미뇌뉘 광장과 갈라타 다리 (Eminönü & Galata Köprüsü)
그랜드 바자르의 미로를 빠져나와 완만한 경사 길을 걸어 내려오면 탁 트인 바다 바람이 불어오는 구시가지 해안의 허브, 에미뇌뉘 광장에 닿게 됩니다. 골든혼 바다 건너 신시가지 언덕 위의 갈라타 탑이 수평선 너머로 가장 아름답게 눈에 들어오는 장소입니다.


에미뇌뉘 페리 선착장 광장(왼쪽)과, 오른편으로는 트램과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갈라타 다리가 보이고, 광장에는 활기차게 움직이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로 가득합니다.(오른쪽)
에미뇌뉘의 상징은 바다 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화려한 오스만풍 목조 배들입니다. 선원들이 배 위에서 갓 잡은 고등어를 그릴에 구워 연기를 뿜어내며 즉석에서 바게트 빵에 채소와 함께 끼워주는 고등어 케밥의 짭조름하고 고소한 냄새가 광장 전체에 진동합니다. 푸른 바다와 붉은 튀르키예 국기들, 그리고 날아다니는 갈매기 떼와 섞여 활기찬 항구 도시 이스탄불의 날것 그대로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명소입니다.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고등어 케밥(Balık Ekmek) 배들과 간이 식당가입니다
8) 에미뇌뉘 예니 모스크 (Yeni Camii)
에미뇌뉘 광장 바로 앞, 횡단보도만 건너면 마주하는 웅장한 사원으로 ‘새로운 모스크’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오스만 제국 말기인 1597년 술탄 무라트 3세의 어머니인 사피예 술탄의 명으로 착공되었으나, 왕실의 정치적 갈등과 재정 문제로 중단되었다가 무려 66년이 지난 1663년에야 술탄 메흐메트 4세의 어머니인 투르한 하티제 술탄에 의해 최종 완공된 ‘어머니들의 모스크‘입니다.

에미뇌뉘 광장 초입에서 바라본 예니 모스크의 외부입니다.
이 모스크는바닷가 평지에 위치하여 에미뇌뉘 광장의 든든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광장에서 도로를 건너 사원으로 진입할 때 통과하는 대리석 안뜰 회랑 입구는 위쪽의 정교한 녹색 타일 문양과 황금빛 무카르나스(벌집 모양 조각), 그리고 백대리석 기둥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어 감탄을 자아냅니다.

광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사원 본관으로 진입할 때 통과하는 대리석 안뜰 입구입니다.
대예배실 내부로 들어서면 사방으로 퍼진 거대한 원형 샹들리에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며 돔 내부의 세밀한 아라베스크 회화 장식을 아름답게 밝혀줍니다.

예니 모스크 앞 광장과 분수대입니다.
9) 파티흐 모스크 (Fatih Camii)
유래와 역사: 에미뇌뉘의 복잡한 인파를 벗어나 구시가지 언덕 위 주택가 깊숙한 중심부로 올라가면 만나는 장엄한 사원입니다.
1453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정복하고 오스만 제국의 기틀을 다진 ‘정복왕(Fatih)’ 술탄 메흐메트 2세를 기리기 위해 1463년 비잔틴 제국의 성 사도 성당 유적지 위에 건설되었으나, 1766년 대지진으로 완전히 붕괴된 후 1771년 바로크 양식이 가미된 오스만 고전 양식으로 완벽하게 재건되었다고 합니다.

잘 가꾸어진 푸른 잔디 정원과 산책로 너머로 은은하게 황금빛 조명이 켜진 모스크의 외관.
복잡한 관광 중심가와 달리 현지 무슬림들의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밤이 되면 소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깊은 정적과 평온함이 감돕니다. 은은한 황금빛 야간 조명이 물든 밤 정원의 산책로를 지나 내부 대예배실로 들어서면 그 압도적인 규모에 압도됩니다.
중앙 돔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거대한 기둥(일명 코끼리 발)의 장엄한 선과 바닥 전체에 끝없이 깔린 거대한 붉은색 메달리온 패턴의 카펫이 밤의 고요함 속에서 정복왕의 숨결과 위엄을 온몸으로 전해줍니다.

중앙 돔을 받치고 있는 거대한 기둥(코끼리 발)의 문양과, 붉은 카펫이 넓게 깔린 파티흐 모스크의 내부 대예배실입니다.

예배실 관람을 마치고 나와 마주한 하타트 나피즈 거리의 고즈넉한 야경입니다.
10) 테오도시우스 성벽 (Walls of Constantinople)
서기 5세기 전반 비잔틴 제국의 테오도시우스 2세 황제 시대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마르마라해부터 골든혼까지 구시가지 서쪽 전체를 가로질러 6.5km 길이로 축조한 삼중 방어 성벽입니다.
두꺼운 내성, 외성, 그리고 깊은 해자로 이루어진 이 난공불락의 요새는 1,000년 동안 이슬람 군대의 수많은 공격을 막아내며 비잔틴 제국을 지켜냈으나, 1453년 메흐메트 2세의 거대한 우르반 대포 공세에 의해 마침내 무너진 인류 전쟁사의 산 증인입니다.
수많은 전쟁의 파편과 상흔을 간직한 채 거대하게 서 있는 석조 성벽 유적을 훑어본 뒤, 다음 목적지인 카리예 박물관까지는 성벽 안쪽의 옛스럽고 고즈넉한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도보로 약 5분, 거리상으로는 약 400m정도 이동하면 됩니다.
11) 카리예 박물관 / 코라 성당 (Kariye Camii)
원래 4세기 초 성벽 바깥(Chora, 시골)에 지어진 수도원 성당에서 출발했으나, 테오도시우스 성벽이 확장되면서 성벽 안쪽으로 편입되었고, 11~14세기에 걸쳐 대대적으로 중축되며 화려한 모자이크들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오스만 제국 정복 후 모스크로 개조되면서 성화 위를 석회로 덮어버린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박물관으로 복원될 때 비잔틴 시대의 오리지널 성화들이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상태로 세상에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모스크 아치형 입구 및 안내판(왼쪽)과, 모스크의 독특한 외관 구조와 벽면
모습입니다(오른쪽)
내부 천장 돔 중심에 새겨진 정교한 성경 속 인물들의 금빛 배열과, 입구 위쪽에서 왼손에 복음서를 들고 오른손으로 축복을 내리는 그리스도 판토크라토르(전능하신 그리스도) 모자이크 성화의 세밀한 안면 음영 표현은 숨을 멎게 만듭니다.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가나의 혼인 잔치 등 성경 속 기적들이 촘촘하게 박힌 공간은 비잔틴 종교 미술의 완벽한 극치를 보여줍니다.


예배당 내부 정면. 사진 오른쪽에 놓인 나무 계단은 이슬람교에서 예배 인도자가 올라가 설교를 하는 설교단(왼쪽)과, 돔 천장의 성화와 프레스코화(오른쪽)


입구 위쪽에 새겨진 예수 그리스도 모자이크 성화(왼쪽)와, 정교하게 조각된 바이잔틴 양식의 대리석 기둥과 아치(오른쪽)


중앙의 작은 원을 중심으로 성경 속 인물들과 천사들이 정교하게 배치된 돔 천장 모자이크입니다.
역사적인 성화 감상을 마치고 나와, 다음 명소인 발라트 거리까지는 구시가지 특유의 가파르지만 운치 있는 골목길을 따라 아래쪽 방향으로 도보로 약 15분 정도 천천히 걸어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12) 발라트 거리 (Balat)
구시가지 북서쪽 골든 혼 해안가에 접한 지역으로, 오스만 제국 시절 스페인의 종교박해를 피해 망명해 온 유대인들과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이 모여 살던 유서 깊은 유색 인종 역사 구역입니다.

이스탄불의 가장 감성적이고 이국적인 동네로 꼽히는 발라트(Balat) 지역의 유명한 명소인 ‘메르디벤리 요쿠슈(Merdivenli Yokuş, 계단 골목)’입니다.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목조 주택들이 알록달록하게 빨강, 노랑, 파랑 형형색색의 파스텔톤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줄을 매달아 빨래를 가득 널어놓은 정겨운 사람 사는 냄새와,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만든 힙한 로컬 카페와 갤러리들이 공존하여 구시가지 안에서 가장 독특하고 이국적인 카메라 앵글과 지치지 않는 도보의 재미를 선사하는 감성 거리입니다.
도보 여행 정보: 골목길의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골든혼 바닷길 입구 쪽 평지로 완전히 내려와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도보로 약 5분만 걸어가면 거대한 독특한 성당 건물을 바로 만나게 됩니다.
13) 성 슈테판 불가리아 정교회 성당 (Bulgar Ortodoks Kilisesi)
19세기 독립을 원하던 불가리아 정교회 신자들을 위해 오스만 술탄의 허가를 받아 1898년에 완공된 성당입니다.
부드러운 해안가 지반의 약점 때문에 돌로 무겁게 지을 수 없자,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100% 주철(Cast Iron, 철제)로 건물을 제작하는 혁신을 택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든 철제 골조와 벽면을 부품으로 제작한 뒤, 다뉴브강을 통해 배로 이스탄불까지 운반해 와 현장에서 단 몇 달 만에 나사와 볼트로 조립해 완성한 건축학적 기적의 성당이라고 합니다.

성당 내부 입구에서 정면 제단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네오-고딕과 네오-바로크 양식이 융합된 우아한 백색 외관을 자랑하며, 바다 바로 앞에 서 있어 푸른 골든 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내부로 들어가면 철제 기둥과 벽면에 도금된 화려하고 정교한 황금빛 장식벽(Ikonostasis)이 은은하게 빛나 철로 만든 건물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하고 장엄한 아름다움을 풍깁니다.

제단과 예배 공간을 구분하는 성당 정면의 황금빛 이코노스타시스(성상 격벽) 모습입니다.
해안가의 철제 성당을 구경한 뒤, 다시 안쪽 유서 깊은 골목길로 진입해 동쪽 방향으로 도보로 약 8분 정도 걸어가면 그리스 정교회의 핵심 성지에 도달합니다.
14)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주교좌 성 요르고스 정교회 성당 (St. George’s Cathedral)
서기 1600년 이래로 전 세계 3억 명의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을 영적으로 총괄하는 로마 가톨릭의 바티칸과 동일한 위상을 지닌 기독교 세계 최고의 성지이자 총본산입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청과 “성 조지 성당(St. George’s Cathedral)”의 안뜰과 외관 모습입니다.
오스만 제국 통치 시절 이슬람의 눈치를 보며 규모를 크게 확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구시가지 페너(Fener) 구역의 외진 골목 안쪽에 소박한 외관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슬픈 역사를 간직한 성당이랍니다.
겉모습은 평범한 석조 건물이지만, 철저한 보안 검색을 거쳐 내부 대예배실로 들어서는 순간 반전이 일어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기둥 파편, 5세기 성인들의 유골함, 그리고 수백 년 된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빛 목조 조각 아이콘(Icon) 벽이 사방을 메우고 있어, 공간 전체를 휘감는 묵직하고 신비로운 엄숙함과 영적인 에너지가 도보 여행자의 심장을 두드립니다.


성당 내부 전면에 설치된 정교하고 거대한 “황금빛 이코노스타시스(Iconostasis, 성상 격벽)”와 기둥들(왼쪽)과, 성당 내부의 전체적인 구조와 장엄한 분위기가 엄숙함을 더해 줍니다.(오른쪽)
이곳까지 구시가지 서북부 종교·역사 도보 대장정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뒤, 성당 앞 도로에서 버스를 타거나 인근 에미뇌뉘 역까지 와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T1/T5 노선을 활용해 드디어 바다 건너 신시가지의 초입인 카라쿄이로 넘어가 모자이크 램프 워크숍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테오도시우스 성벽부터 카라쿄이가지의 이동 경로입니다.
15) 카라쿄이 모자이크 램프 워크숍 (Highlights in Istanbul Workshops)
구시가지 탐방을 마치고 갈라타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의 첫 관문이자 힙한 공방 거리가 밀집한 카라쿄이(Karaköy) 언덕길로 진입하여 오후 3시 예약된 ‘Highlights in Istanbul Workshops’ 실습장에 입장했습니다.
천장 가득 화려하게 빛나는 오스만식 유리 조명등과 ‘Highlights in Türkiye’ 네오 사인이 세련된 열기를 뿜어내는 공간으로, 테이블 위에는 50여 가지 색상의 정교한 유리 타일과 비즈 통들이 정갈하게 세팅되어 전 세계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기본 수강료는 1인당 약 35유로였고, 램프 재료비뿐만 아니라 램프 몸체, 황동 베이스, 전구, 50여 가지 색상의 유리 타일 및 모든 도구, 무제한 터키식 홍차(차이), 커피, 달콤한 터키쉬 딜라이트와 쿠키,에어캡 안전 포장 서비스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습 내내 향긋하게 제공되는 무제한 터키식 홍차(차이)와 달콤한 로쿰, 쿠키를 즐기며 장인의 가이드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저희만의 탁상용 커스텀 모자이크 램프를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수강을 통해 직접 제작한 모자이크 램프.
터키의 전통적인 빛과 우리의 추억을 손으로 직접 버무려 빚어낸 이 아름다운 램프 세트는 공방의 철저한 에어캡 안전 포장 덕분에 저희집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고, 지금도 밤마다 집안을 영롱하게 밝혀주며 이스탄불 7일간의 발자취를 떠올리게 하는 최고의 여행 훈장이 되었습니다.
5. 알아두면 좋은 이스탄불 도보 여행 핵심 팁
1) 이스탄불 E-Pass 활용을 통한 비용 및 시간 절감
이스탄불 여행의 질을 완전히 바꿔준 일등 공신은 이스탄불 E-Pass였습니다. 체류 일수에 따라 2일권, 3일권, 5일권 중 내 일정에 맞게 모바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개별 입장권을 사기 위해 뙤약볕이나 칼바람 속에서 엄청나게 긴 줄에서 수십 분씩 기다려야 하는 개인 관광객들과 달리, E-Pass 소지자는 약속된 시간에 전문 가이드와 미팅하여 E-Pass 전용 단체 패스트트랙 라인으로 대기 없이 즉시 입장합니다. 시간 낭비가 전혀 없어 하루 도보 동선이 극도로 효율적으로 변합니다.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치면 단순한 돌덩이나 벽화에 불과할 유적들을, 공인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며 핵심 역사와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아울러 요즘은 이스탄불 유적지 워킹 투어에서는 QR코드 연동형 멀티미디어 가이드 기기를 나눠주는데, 입장할 때 언어를 해당 나라의 언어로 세팅해 두면, 가이드의 안내에 맞춰 주요 스팟마다 자동으로 생생한 다국어 역사 해설이 흘러나오니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몰입도가 최고조에 달합니다.
설명을 들으며 곳곳을 돌아보면 아는 만큼 보이기에 한층 더 풍요롭고 알찬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저희는 5 Days E-Pass를 구매하였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구매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명소 방문과 다양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이스탄불에서 최소 5일 이상 체류하실 계획이라면, 5일권 구매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웹사이트에 다양한 볼거리와 방문 장소들, 체험등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으니 여행일정에 맞추어 선호하는 명소나 체험을 선택하시면 보 더 즐겁고 알찬 여행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2) 이스탄불 교통카드(이스탄불카르트) 활용 및 환승 정보
- 구시가지의 심장, T1 트램 노선 200% 활용
이스탄불 도보 여행의 핵심수단은 도로 중앙을 시원하게 달리는 T1 트램입니다.
술탄아흐메트 역(아야소피아/블루모스크), 에미뇌뉘 역(갈라타다리/예니모스크/이집션바자르), 베야즈트 역(그랜드바자르) 등 핵심 유적지들이 이 노선 하나로 완벽하게 연결됩니다.
- 구매 및 충전 방법
트램 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입구에 설치된 노란색 무인 자판기(Biletmatik)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이스탄불카르트(İstanbulkart)’를 손쉽게 구매하고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해서 사용하시면 되는 매우 간편하면서 편리합니다.


이스탄불 교통카드와 충전기입니다.
- 환승 혜택 및 주의점
트램, 버스, 지하철, 그리고 아시아 지구로 넘어가는 대중교통 페리까지 이 카드 한 장으로 모두 이용 가능하며, 일정 시간 내 환승 할인이 대폭 적용되므로 도보 여행자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대중교통 탑승 시 기본적으로 1인 1카드 소지가 원칙이라지만, 1장으로 교통비를 함께 정산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6. 길 위에서 만난 든든한 로컬 음식 체험 후기
우리는 주로 에어비앤비 숙소의 주방 시설을 활용해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었기 때문에 별도의 인스타 맛집 투어를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7일 동안 발이 부르트도록 구석구석 걸어 다니는 도보 여행 중, 식사 때가 되면 우연히 마주친 길거리 로컬 음식과 시장 골목 로컬 식당들을 찾았고, 그 자체로도 여행의 지치지 않는 활력소이자 현지인들의 삶에 대한 값진 체험이었습니다.
1) 에미뇌뉘 광장의 고등어 케밥 (Balık Ekmek)
에미뇌뉘 선착장 광장에 들어서면 코끝을 가장 먼저 자극하는 바다 냄새와 고소한 기름 향이 있습니다.
흔들리는 오스만풍 목조 배 위에서 선원들이 그릴에 쉴 새 없이 구워내는 고등어구이를 반으로 가른 에크멕 빵 사이에 신선한 양파, 양상추와 함께 끼워주는 이스탄불 최고의 명물입니다.
테이블에 비치된 레몬즙을 초반에 쫙 짜 넣고 소금을 살짝 뿌려 한 입 베어 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기름진 고등어 살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독특하면서도 맛 또한 일품입니다.


선착장의 케밥 식당가(왼쪽)와, 고등어 케밥(오른쪽)
푸른 골든 혼 바다를 바라보며 갈매기 소리를 배경삼아 식당가 야외 의자에 앉아 먹는 이 한 끼는 도보 여행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즐거운 낭만이었습니다.
2) 이집션 바자르 옆 식당 골목의 되네르 케밥 상차림
모자이크 램프 워크숍이 있는 오후 3시 전,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이집션 바자르 옆 고즈넉한 로컬 식당가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을 때 마주한 터키식 전통 백반, 되네르 케밥 필라브 위스튀(Pilav Üstü Döner / 밥 위의 되네르) 상차림은 완벽한 영양식이었습니다.

빵에 싸여 나오지 않고 접시에 밥, 고기, 채소 등을 따로 담아내어 포크로 먹는 방식이라는데, 맛이 좋았습니다.
거대한 수직 회전 화덕에서 가열되어 기름기를 쏙 빼며 겉바속촉으로 구워진 고기를 얇게 대패처럼 썰어낸 메인 요리입니다. 향긋한 버터 향이 감도는 터키식 쌀밥인 필라브(Pilav) 위에 고기가 아낌없이 얹어져 나오고, 바삭한 감자튀김과 신선한 토마토가 곁들여집니다.
고기 위에 이불처럼 덮여 나오는 얇은 밀가루 전병인 라바시를 찢어, 그 안에 육즙 가득한 케밥 고기와 버터 밥, 채소를 취향껏 올려 쌈처럼 싸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이때 우리 곁으로 소리 없이 다가와 코를 찡긋하며 음식을 달라는 듯 애교를 부리던 귀여운 아기 길고양이에게 고기 조각을 나눠주던 순간의 따뜻한 평화는 잊을 수 없습니다. (다 먹고 나니 뒤도 안 돌아보고 쿨하게 가버리던 녀석의 시크함마저 이스탄불다웠습니다.^^)

스스럼없이 다가와 음식을 받아먹던 아기 길고양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
여기에 더해 케밥과 함께 나온 노란색 렌틸콩 수프는, 상큼한 레몬 조각을 손으로 꾹 짜서 즙을 섞은 뒤, 식전 바구니에 기본 제공되는 따뜻한 바게트 빵을 푹 찍어 먹는데, 고소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입니다.
찬 바람이 부는 이스탄불 겨울 도보 여행으로 살짝 으슬으슬해졌던 저희의 몸과 속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데워주었던 로컬 현지 음식이었습니다.
죽기전에 꼭 가보아야할 이스탄불 여행 YouTube 영상으로도 만나 보세요!
7. 다음 Part 2 이야기 예고
이스탄불의 수많은 관광 명소는 대부분 우리가 걸었던 이 구시가지구에 촘촘하게 밀집해 있습니다. 위에서 정리해 드린 필수 핵심 명소 15곳은 어느 한 군데도 대충 훑고 지나칠 수 없을 만큼 깊은 역사적 깊이를 지니고 있으며, 제대로 보려면 한 장소당 최소 1시간에서 2시간 이상이 소요됩니다. 유적지 간 이동 시간과 도보 페이스를 감안할 때, 하루에 부지런히 움직여도 저희의 경험상 둘러볼 수 있는 명소는 최대 3곳 정도가 한계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구시가지의 주옥같은 명소들을 깊이 있게 마스터하려면 적어도 5일 정도의 여유로운 전용 일정 계획이 필수적입니다. 이스탄불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효율적으로 완성하려면 이처럼 ‘구시가지’, ‘신시가지’, ‘아시아 지구’로 구역을 명확히 나누어 동선을 짜는 것이 훨씬 알차고 시간 낭비없는 즐거운 여행이 됩니다.
다음 Part 2에서는, 골든 혼 바다를 건너 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중세 제노바인들의 굳건한 흔적과 구한말 서구 열강의 영사관 거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어 이스탄불 안에서 가장 이국적이고 세련된 현대적 활력이 요동치는 ‘신시가지 베요글루 지구 (Beyoğlu & Taksim)’의 역동적인 도보 여정으로 이동하고자 합니다.
갈라타 탑의 전망대 풍경과, 빨간 트램의 낭만이 가득한 이스티클랄 거리, 오르탸쿄이 모스크, 돌마바흐체 궁전, 보스포러스 해협 디너 크루즈 투어, 사파이어 전망대, 선셋 요트 투어까지 다양한 내용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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